16MUSIC TYPES

음악 심리

추천 알고리즘은 취향을 넓히는가 좁히는가

매주 새 플레이리스트가 오는데도 듣는 음악은 그대로인 느낌. 추천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면 이유가 보입니다.

2026.09.06

스트리밍 앱은 매주 새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고 보면 듣는 음악의 폭이 딱히 넓어지지 않았습니다. 새 곡은 계속 들어왔는데 다 비슷한 자리에 있습니다.

추천이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추천이 하도록 만들어진 일을 정확히 하고 있는 겁니다.

추천은 이웃을 가져다준다

대부분의 음악 추천은 협업 필터링이라는 방식을 씁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나와 비슷한 것을 들은 사람들이 그다음에 들은 것을 가져다줍니다.

이 방식은 강력합니다. 곡의 내용을 분석하지 않고도 잘 맞는 것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구조상 한계가 따라옵니다. **이미 있는 자리의 이웃**만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내가 A를 좋아하면 A 근처의 B를 줍니다. B를 들으면 B 근처의 C를 줍니다. 한 걸음씩은 새로운데, 걸음의 방향이 늘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멀리 떨어진 곳으로 건너뛰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추천은 대체로 안 들을 확률이 높고, 안 들으면 추천이 실패한 것으로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취향을 넓히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라 **다음 재생을 성공시키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나에게 좋은 추천은 몇 달 뒤에 돌아봤을 때 세계가 넓어져 있는 것입니다. 서비스에게 좋은 추천은 지금 이 곡을 끝까지 듣는 것입니다.

두 기준은 자주 겹치지만 항상 겹치지는 않습니다. 낯선 곡은 첫 삼십 초를 넘기기 어렵고, 익숙한 결의 곡은 쉽게 넘깁니다. 지표가 후자를 보상하면 추천은 자연히 익숙한 쪽으로 수렴합니다.

그래서 추천만 따라가면 취향이 좁아진다기보다, **한 방향으로 깊어집니다.** 이건 나쁘기만 한 게 아닙니다. 다만 넓어지는 것과는 다른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신곡 발굴형에게 생기는 착시

새로운 것을 찾아 듣는 성향이라면 추천이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매주 처음 듣는 곡이 수십 개씩 들어오니까요.

그런데 새 곡의 수와 새 방향의 수는 다릅니다. 같은 결의 처음 듣는 곡을 백 곡 듣는 것과, 결이 다른 곡을 두 곡 듣는 것 중 취향을 넓히는 건 후자입니다. 발굴형일수록 이 착시에 빠지기 쉽습니다. 발굴하고 있다는 감각은 있는데 실제로는 같은 구역을 돌고 있는 상태입니다.

반대로 반복 재생형은 추천을 잘 안 쓰기 때문에 이 문제를 덜 겪습니다. 대신 아예 안 넓어지는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알고리즘 밖에서 곡을 만나는 통로

넓히고 싶다면 추천이 아닌 통로를 하나쯤 열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공통점은 **내 청취 기록과 무관한 곳**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고른 목록이 가장 간단합니다. 라디오, 잡지나 매체의 선정 목록, 특정 레이블이 내는 것들. 취향이 뚜렷한 한 사람의 목록은 알고리즘과 달리 나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게 장점입니다.

곡이 아니라 사람을 따라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곡의 크레딧에서 프로듀서나 세션 연주자 이름을 찾아 그 사람이 참여한 다른 작업으로 건너가는 식입니다. 장르를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아서 알고리즘이 잘 못 하는 이동을 만들어 줍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삽입곡, 다른 나라 차트, 오래된 앨범을 순서대로 통째로 듣기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정리

추천 알고리즘은 좋은 도구입니다. 다만 하는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 서 있는 자리 근처를 촘촘하게 채워 줍니다.

넓히는 일은 다른 도구가 필요합니다. 둘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몇 년 뒤의 취향이 달라집니다.

Written By

음악 성향 16유형

음악을 듣는 습관을 네 개의 축으로 나눠 16유형으로 정리하고, 이 사이트의 유형 해설과 읽을거리를 씁니다. 축을 나눈 기준과 문항 설계 방식은 소개 페이지에 적어 두었습니다.

Types in This Piece

이 글에서 다룬 유형

Take the Test

내 유형은 어느 쪽일까?

24문항 · 약 4

테스트 시작하기

Read Next

이어서 읽기

본 테스트는 오락 목적이며 과학적·심리학적 진단이 아닙니다.